"크아아아아아아아악!!"

거한은 피가 흘러나오는 자신의 왼쪽 팔을 잡으며 소리쳤다.

그리고 바닥에는 그 거한의 왼팔이 툭 떨어져 있었다.

"너… 너… 이년이…!!!"

여자는 자신의 검에 묻은 피를 스윽 닦으며 다시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며 거한에게 말했다.

"그 더러운 손을 가지고 나에게 손을 대지마. 이번엔 팔 한쪽으로 눈감아 주겠으니 지금 눈 앞에서 썩 꺼져."

그렇게 말하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묵묵히 수프를 마시기 시작했다.

"큭… 크윽… 이런… 젠장할…!!"

1분도 안되서 일어난 상황. 주위의 공기는 그저 침묵만 유지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분위기를 깨버린 사람이 있었으니…….

"후우. 이제 좀 조용해지겠네. 다시 밥이나 먹자~♪"

라고 말하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가버린 세레스였다. 저 마이페이스…… 무섭군….

"카즈토도 어서 와요."

멍하니 서있던 나를 레아가 손을 잡고 끌고갔다. 그때,

"가긴 어딜가…."

한참 팔을 움켜잡던 거한이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뭐죠? 당신과 나는 그다지─────"

「휘────잉!」

"죽어!!!!!!!!!!!!!!!!!"

말을 하면서 뒤를 돌아보려던 순간, 거한은 자신의 검을 뽑고서 나를 향해 내려치고 있었다. 그 순간,

「지───────잉」

내가 허리에 차고 있던 신검이 요동을 일으켰고, 그리고 동시에……

「카────앙!!!」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그 일격은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거한은 어안이 벙벙해진 표정으로 나의 허리에 있던 신검을 보며 말하였다.

"뭐… 뭐냐… 그 검은…!!"

"이 검 말인가? 이건……."

신검이라고 말하려던 찰나에 순간 머릿속에 이대로 밝혀버리는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되었다. 어제 세레스 일행을 만났을 때만 해도 이게 신검이라는 이유 하나때문에 그렇게 경계하지 않았었나. 그래서 한바퀴 빙 돌려서 말하였다.

"……마법검. 마력이 실린 검이지."

"헉……!!"

마법검이라고 거짓말을 친 순간 거한은 뭔가 콱 막힌 표정을 지었다. 왠지 지뢰라도 밟은것 같은 기분……?!

"이런 젠장!! 다음에 두고보자고! 그땐 반드시 쳐죽여버릴테니까!!"

거한은 식은땀을 뻘뻘 흘려가며 우리들을 향해 말하면서 밖으로 도망쳐 버렸다.그리고 식당은 잠시동안 침묵에 잠겼다.

'……결국엔 뭐지? 저 사람…….'

그리고 점차 아무일 없었다고 말하는 듯한 분위기로 돌아와버렸다.

"그나저나 아까 뭔 일이 있던거야?"

빵을 물어뜯으며 나는 모두에게 물어봤다.

"아까 그 거한이 말야. 저 여자 헌팅하려 하더라구. 풋."

뭐가 우스운지는 모르겠지만 아까의 거한에 대해 얘기하자마자 바로 풋 하고 웃어버리는 제라드였다.

"아까 그 사람은 저희가 오기 전부터 옆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죠."

천천히 수프를 마시면서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하는 레아였다.

"근데 계속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시끄럽게 구는거 있죠? 그러다가 저 여자 분을 보게 됐는데 맘에 들었는지 바로 접근하더니 이래저래 작업거는거 있죠? 참…."

레아가 보기에도 꽤 불쾌했는지 점점 수프를 마시는 속도가 자기도 모르게 빨라지고 있었다.

이제 식사를 끝냈는지 느긋하게 차나 마시고 있던 세레스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말야 카즈토. 저 여자 앞에 또 다른 여자가 있지?"

세레스는 손가락으로 아까 그 여자가 있던 자리를 가리켰다. 그곳엔 그 여자 말고도 다른 한 명이 더 있었다.

아마도 귀족인가……? 고급스런 옷차림에 저 식사 자세…… 아무래도 이 나라에 사는 귀족인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저 여자가 오고 나서 일이 더 커졌지. 아까 그 자식이 급기야 저 여자로 목표를 바꿨지. 그 때 참다 못한건지 아니면 뭔지 모르겠지만 저 여검사가 일어났고, 그 뒤에 잠깐동안의 말싸움. 그 다음에 바로 카즈토가 내려온거지."

"하아…. 그런거였구나."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내며 말하였다. 그것과 동시에 내가 마지막으로 식사를 마쳤다.

"자아 그럼, 이제 저녁도 먹었겠다. 맘껏 놀아볼까나~."

그렇게 말하면서 먼저 벌떡 일어나버린 세레스였다.

"출발은 내일. 일단 목적지는 무로마치의 수도니까 하루빨리 도착하는게 좋겠지. 아마 2일 정도 계속 가면 도착할거야."

내일부터 다시 출발인가…… 솔직히 말하자면, 이렇게 걸어서 마을을 이동한다는건 내가 살던 곳에선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너무 이것저것 발전이 되어있다보니…….

"그럼 출발은 내일! 그렇게 결정됐고~ 그럼 이제 각자 행동이지? 먼저 실례~"

세레스는 위의 말만 남기고 그저 눈 깜짝할 사이에 밖으로 나가버렸다. 제라드랑 레아도 각자 할일이 있는건지 간단하게 몇 마디만 남기고 흩어져 버렸다.

"다들 밖에 나갔네……. 오늘은 꽤 피곤하니까 그냥 난 이쯤에서 쉴까."

긴장이 풀린 탓인지 다시한번 몸에 피로가 덮쳐왔다. 그래서 일단은 마을 구경보다 그저 몸을 쉬어두는게 더 낫겠다고 생각하고 위층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요."

청초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목소리였다. 누굴까 생각하면서 뒤를 돌아보자 그 곳에는 아까 잠깐 봤던 귀족 같은 소녀였다.